이미지 크게보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취임한 지 2개월이 넘었지만 역대 총리들과 비교해 회식 횟수가 가장 적었다고 산케이신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산케이는 지난 10월 1일 출범한 이시바 총리의 재임 기간과 아베 신조(2012년 12월~2020년 9월), 스가 요시히데(2020년 9월~2021년 10월), 기시다 후미오(2021년 10월~2024년 10월) 등의 출범 후 2개월간의 회식 횟수를 비교했다. 이시바 총리의 회식 횟수는 9회에 그치며 가장 적었다. 지난달 9일 자민당의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과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대표 등과 저녁을 했고, 특별국회 폐회일인 지난달 14일은 모리야마 간사장과 자민당의 사카모토 데쓰시 국회대책위원장,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등과 오찬이 대표적이다.

반면 아베 전 총리는 두 달 동안 정치인, 경제인, 미디어 등 대표들과 총 31회에 걸쳐 회식을 했다. 스가 전 총리는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회식을 68회나 했다. ‘듣는 힘’을 중시한 기시다 전 총리는 취임 직후에 중의원 해산·총선거를 치르며 이시바 총리와 정국 일정이 비슷하다. 당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같은 기간 회식은 10회 수준이지만, 이 가운데 8차례는 국회의원 20명과의 식사였다. 이시바 총리와 달리 기시다 전 총리는 출범 직후 당내 기반 굳히기에 나선 모습이 엿보인다고 산케이는 짚었다.

일본 매체들이 ‘총리의 회식 횟수’를 보도하는 배경에는 일본 특유의 정치 문화가 있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은 총리보다는 당이 우선이며, 총리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계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취임 전 도쿄에 있는 의원숙소 식당에서 책을 한 손에 들고 혼자 식사하는 장면이 동료 의원들에게 종종 목격됐다고 전했다. 산케이는 "이시바 총리는 원래, 회식 등을 통한 동료 만들기가 서툴지만 자민당은 중의원 선거에서 대패해 30년 만의 소수 여당으로 전락했다"면서 "당내에서는 ‘당내외 불만이나 불안을 억제하기 위해 조금 더 회식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닌가(중진)’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