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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황주연(36)·정연주(여·34) 부부

저(연주)는 여러 번의 소개팅 실패로 지쳐 있던 때 남편을 만났어요. 저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남편에게 호기심이 동했죠. 남편과는 처음 만났는데도 대화가 끊임없이 오가는 티키타카가 되더라고요. 가치관이나 취향에서도 비슷한 점이 자꾸 보여 인간적인 호감이 갔습니다. 하지만 뭔가 이성적인 매력이 느껴지진 않았어요.

결국, 세 번째 만남에서 남편에게 솔직한 감정을 얘기했습니다. 남편이 알겠다고 해서 그걸로 저희 인연은 끝인 줄 알았어요.

그랬는데 남편이 제가 일하던 카페에 키높이 운동화를 신고 나타났어요. 제가 키가 작은 편이라 키높이 운동화를 신고 다니기 때문에 만나는 남자가 키가 작다면 같은 신발을 신어줬으면 좋겠다고 지나가듯 이야기한 적이 있거든요. 남편은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제바람대로 맞춰준 거죠. 자존감이 높고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그 모습에 반해 남편의 고백을 받아들여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사실 전 비혼주의자였어요.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본가에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죠. 그러나 사귄 지 2주 만에 ‘이 남자를 놓치면 안 되겠다’ 싶어 부모님께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시아버님을 만나서도 결혼하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어필했어요. 덕분에 전 100일 기념일에 맞춰 남편에게 프러포즈했답니다. 남편 통장에 200만 원을 나눠 입금하면서 입금자명으로 한 줄 한 줄 쓴 편지를 읽어줬어요. “이 돈으로 우리 결혼반지를 맞추자”라며 청혼했죠.

남편은 제 프러포즈에 답례하기 위해 결혼식에 엄청난 공을 들였답니다. 이벤트 관련 업체에서 일하는 남편은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감사패를 직접 제작했어요. 또 회사 직원들의 축무도 준비했죠. 지난 3월에 결혼한 저희는 알콩달콩 신혼 생활 중인데요. 앞으로 얼마나 더 행복한 삶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