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세계적으로 ‘K-푸드’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한국 식품도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있다. 특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라면의 경우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농식품부 해외 팝업 매장 성과

뉴델리 등서 2~3주 스토어 열어
SNS 입소문 타고 핫플레이스로
쿠킹클래스·신상품 마켓도 운영

농식품 판매 신흥시장 확장 기대
사우디 수출액 전년比 45% 늘어
반응 좋은 제품 판로 개척 지원

이미지 크게보기 ‘K-푸드’가 신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인도 시민들이 지난 10월 인도 뉴델리 쇼핑몰에 마련된 복합 팝업스토어 ‘K-푸드 유니버스(Universe)’를 둘러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K-푸드가 인도·중동·중남미 등 3대 신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 세계 인구의 30%가 거주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이들 지역에 수출된 K-푸드는 전체 K-푸드 수출액의 6.2%로 크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K-푸드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리기 위한 복합 팝업스토어 ‘K-푸드 유니버스(Universe)’ 를 운영하며 농식품 수출영토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25일 인도 뉴델리 디엘에프(DLF) 쇼핑몰을 시작으로 11월 6일 중남미 멕시코 ‘힙스터’의 성지인 로마(ROMA) 지역, 11월 11일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유워크(U Walk) 복합 쇼핑몰에서 각각 2~3주간 운영된 팝업스토어는 현지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최근 SNS나 미디어를 통해 접한 K-푸드를 직접 맛보고 싶어 하는 수요가 급증했지만 미국·중국·일본 등이 아닌 신시장의 경우 구매 가능한 K-푸드가 한정적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잠재적인 수요를 발굴하고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역동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K-푸드 유니버스는 이름처럼 다양한 한국 농식품의 세계를 알리기 위해 K-푸드 판매, K-푸드 퀴즈대회, 쿠킹클래스, 신상품 마켓테스트, 바이어 상담 프로그램까지 복합 기능을 수행했다. 기존의 일일 홍보행사와 차별화된 긴 호흡의 팝업스토어 운영으로 입소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인도 팝업 스토어 관계자는 “한번 다녀간 손님이 친구를 데리고 재방문하거나 방문한 손님들이 SNS에 올린 글을 보고 또 다른 손님들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젊은층이 선호하는 한국의 ‘핫플레이스’를 콘셉트로 진행됐다. △남대문 마켓 △한강 피크닉존 △홍대존 △성수 스트리트 △나주 스테이션 등으로 꾸며진 팝업스토어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 덕에 주말 방문객이 일평균 2만~3만 명에 육박했다. K-팝 댄스 챌린지와 K-푸드 체험이 어우러진 현장은 발리우드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올 10월 말 기준 대(對)인도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증가한 606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 기준 상위 수출품목은 라면(1300만 달러), 채소 종자(440만 달러), 커피 조제품(380만 달러) 등이다. 특히 이번 팝업스토어 김치 전시관에서는 라면에 김치를 곁들여 먹는 문화가 소개됐는데 판매처 문의가 쇄도하는 등 호응도가 높았다.

사우디는 중동 지역 주요 수출대상국인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은 유망 수출국이다. 올 들어 사우디 수출액은 10월 말 기준 406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했다. 전체 수출의 약 30%를 라면이 차지하고 있어 향후 면류·음료·소스류·커피 조제품 등 품목 다변화가 필수적인 시장이다. 이에 사우디 팝업스토어는 무슬림 소비자들을 고려한 K-할랄식품을 대거 참여시켜 K-할랄식품의 저력을 알렸다. 아울러 딸기·포도 등 과일도 소개했다. 특히 과일류는 바이어를 초청한 현장 온라인 상담을 병행해 현지 유력 유통매장 구매 담당자와 5만 달러 수준의 초도 계약이 진행 중이다. 멕시코도 10월 기준 48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한 신흥 유망시장이다. 1년 전과 견줘 42.7%나 성장했다. 한류의 열기만큼이나 소주·아이스크림·짠맛 과자는 팝업스토어에서 인기 있는 제품군이다.

팝업스토어가 시장 내 신규 제품 공급에 직접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소비자 대상 신제품 마켓테스트도 이뤄졌다. 인도 40여 개, 사우디 40여 개, 멕시코 30여 개 등 총 110여 개의 신규 제품에 대해 체험 및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이를 통해 해당 제품의 시장 진출 가능성과 제품 개선 방향을 검토하고 반응이 좋은 제품의 경우 온라인 수출상담 등 실질적인 판로개척까지 지원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SNS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K-컬처 확산에 경계선이 없는 만큼 K-푸드의 수출시장도 인도·중동·중남미로 확대해 나가는 적기”라며 “주력 시장을 넘어선 K-푸드 수출시장 확대는 대한민국 농업의 지평을 넓혀 나가는 일로, K-푸드 유니버스처럼 현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마케팅으로 신규시장 내 히트상품을 지속 발굴하고 수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