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메가 캐리어’ 탄생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한 28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와 주기장에 양사 여객기가 나란히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내달 20일까지 자회사 편입

중복인력 재교육 통해 재배치
독과점 따른 운임상승 우려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 대해 최종 승인을 내리면서 양사 간 합병 절차가 사실상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다. 합병 절차가 모두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여객 수송(국제선) 기준 글로벌 18위권에서 11위권으로 단숨에 도약하게 된다. 다만 독과점으로 인한 항공권 가격 상승 우려와 마일리지 통합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있어 향후 ‘통합 대한항공’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EC는 28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위한 선결 요건이 모두 충족돼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주요 14개국 중 미국을 뺀 13개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았다. 미국은 별도 승인 절차가 없는 만큼 대한항공은 연방 법무부(DOJ)가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올해 12월 20일까지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더라도 향후 2년간은 독립 운영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독과점 이슈와 마일리지 통합 문제 등은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항공대 연구팀에 따르면 양사 합병에 더해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합병까지 이뤄질 경우 통합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수송 점유율은 73%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독과점 체제에 따른 운임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두 회사 합병을 승인하며 앞으로 10년간 물가상승률보다 높게 운임을 올리지 못하도록 못 박은 만큼 급격한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일리지 제도 통합 과정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비율을 어떻게 책정할지도 숙제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보다 더 높은 가치로 평가되는 만큼, 1대 1 비율로 통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양사 마일리지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비율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고용 유지 문제와 관련해서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며 “중복 인력의 경우 재교육을 통해 인력 재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