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 모습 다시 보게 되나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기 트럼프 행정부를 이끌었던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가운데 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트럼프, 김정은과 대화 추진”

트럼프, 대선 때 수차례 언급
톱다운 방식 회담 빨라질수도

한미일 협력에 의존해온 한국
미북 협상 때마다 ‘패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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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브로맨스’를 과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조기 개최될 수 있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과 김 위원장 간 ‘직거래’가 현실화할 경우 ‘북한 비핵화’ 원칙이 깨지고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 일대 안보 리스크가 급격히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 측이 트럼프 당선인과 김 위원장 간의 직접 대화 추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최근 핵 공격 위협 등 무력 도발을 강화하는 데 따라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무력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그간 예측돼온 트럼프식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미·북 회담이 예상보다 빠르게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두 개의 전쟁을 우선 종식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북한 문제를 포함해 ‘2+α’ 형태로 관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2개의 전쟁 종식 이전에도 김정은과 만나는 상황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직접 북핵 담판에 나설 가능성을 여러 번 시사한 바 있다. 특히 그의 사업가적 성향을 고려할 때 가장 핵심 문제인 북한의 비핵화를 두고 어떤 협상 카드를 내놓을지 예측할 수 없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비핵화 방침을 고수하되, 협상 정도에 따라 북한이 강렬히 거부하는 비핵화보다는 핵 보유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2018년 싱가포르와 2019년 하노이 등 김 위원장과의 두 차례 회담을 할 때보다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됐고 러시아와 군사동맹을 맺는 등 상황이 급변했다. 이를 고려해 미국을 겨냥한 핵 위협을 관리하는 차원의 핵군축(스몰딜)으로 협상이 제한될 가능성도 나온다.

대북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미·일 협력에 의존해온 우리 정부가 협상 국면 때마다 ‘패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트럼프를 겨냥한 외교 전략을 시급히 수정해야 한다는 제언들이 나오고 있다. 민 교수는 “대북 문제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비핵화와 한·미·일 협력이 왜 중요한지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며 “최대한 빨리 트럼프 당선인을 만날 필요도 있다”고 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비핵화 전략에서 후퇴할 경우를 대비해 우리가 핵 재처리 권한 승인을 미국에 요구하는 등의 대미 협상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