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노조 4곳 내달 5~6일 일제 돌입

철도노조·교육공무직 등 7만명
“노사 합의 전까지 무기한 파업”
출퇴근 시민·학부모들 ‘불안감’

‘정치투쟁식’ 파업 변질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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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지하철 노조가 다음 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급식·돌봄 등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까지 파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교통 대란’에 ‘급식 대란’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의 표면적인 요구 사항은 처우 개선과 인력 충원 등이지만, 대외적으로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등 정치 투쟁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26일 오전 엄길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하 4개 사업장(철도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교육공무직본부) 7만여 명이 다음 달 5∼6일 일제히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통화에서 “철도와 서울 지하철이 동시에 파업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7만 명의 파업도 작지 않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무기한 파업을 예정하고 있어 노사 합의 타결 전까진 사태 수습이 난망한 상황이다. 기자회견에 나선 김태균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서울시나 사측이 대화·교섭을 거부하고 겁박과 탄압, 노조 때리기로 일관한다면 총파업 결단과 극한투쟁을 부채질하게 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시민들은 ‘시민의 발’인 지하철이 ‘교통 지옥’으로 변할까 불안해하고 있다. 직장인 한은채(여·28) 씨는 “매일 2시간 일찍 출근길에 나설 수도 없고, 택시를 타기엔 비용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취업준비생 장모(25) 씨는 “지하철 태업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집에서 20분이나 빨리 나왔는데도 수업에 10분 늦어서 교수님께 한 소리 들었다”며 “본격적으로 파업을 하면 더 심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급식·돌봄 종사자들이 속한 교육공무직본부도 다음 달 6일 파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학교 급식이 파행 운영될 가능성도 나온다. 교육공무직본부 관계자는 “하루 파업으로 노사 교섭이 되길 기대하지만, 성사되지 않는다면 추가로 2차 파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체급식 우려에 대해선 “사측이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노사협상에 적극 나섰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2022년 11월 파업 당시엔 급식을 실시하는 전국 유·초·중·고교 25.3%(3181곳)의 급식이 정상 운영되지 못했다. 지난해 3월 파업 때도 25.9%(3293곳)가 빵·우유로 급식을 대체하거나 단축수업을 실시해야 했다. 학부모 장은지(여·37) 씨는 “급식 노동자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벌써부터 아이 도시락을 싸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파업의 명분이 근로자 권익에서 벗어나 결국 정권 퇴진 운동을 향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엄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이윤에 팔아먹고, 반복되는 참사와 사고에도 안전인력 충원에 눈 감고 있는 이는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정부 정책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퇴진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국민의 65.4%가 윤 대통령 퇴진 및 탄핵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여론조사기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지난 13∼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온라인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