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특활비·지역화폐 예산 등
여야 이견 속 ‘깜깜이 협상’ 예고

여야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대통령실과 경찰의 특수활동비 예산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관련 예산 심사를 무더기로 보류했다. 예결위는 26일부터 증액 심사에 돌입하지만 ‘이재명표 지역화폐 예산’ ‘고등학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 등 쟁점 예산이 산적해 증액안 역시 심사가 줄줄이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도 비공식 회의체인 ‘예결위 소(小)소위원회’의 ‘깜깜이 협상’을 통해 쟁점 예산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25일)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정부는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야당 주도로 전액 삭감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82억5100만 원)과 경찰청(31억6000만 원) 특활비 예산 복원을 요청했으나 야당은 삭감 입장을 유지하면서 관련 심사가 보류됐다. 야당이 전액 감액을 요구한 경찰청 방송조명차·안전 펜스 등 관련 예산(26억5000만 원)과 야당이 2조8000억 원의 감액을 요구한 정부 예비비(4조8000억 원) 등도 무더기로 보류됐다.

예결위 예산소위는 전날까지 17개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친 예산에 대한 1차 감액 심사를 마무리하고 28일까지 사흘간 증액 심사에 들어갔다. 증액 심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행정안전위원회에서 2조 원을 신규 반영해 의결한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올해 일몰을 앞둔 고교무상교육 국비 지원 등이 쟁점이다. 지역화폐 예산의 경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주력 정책이다. 이들 증액안에 여당은 반대하고 있어 보류될 가능성이 높다.

예결위 소위에서 보류된 증·감액 예산은 소소위에서 여야 간사 등의 밀실 조율로 넘어가게 된다. 지난 18일부터 가동에 들어간 예산소위는 대통령실 관련 예산과 민주당이 역점으로 추진하는 예산 등 주요 쟁점 예산 심사를 사실상 전부 보류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주도로 전액 삭감된 검찰·감사원 특수활동비 예산 등을 포함한 원전·재생 에너지,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가스전) 등 관련 예산도 소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