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윤주(왼쪽부터)와 김연경이 2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에서 리시브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오늘 경기는 ‘정말 최고였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 같다. 앞으로 더 성장하겠다"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의 4년차 아웃사이드 히터 정윤주는 올해 김연경의 대각에 서는 중요한 임무를 맡아 코트에 서고 있다. 데뷔 첫 해 30경기나 코트를 밟으며 공격 만큼은 눈에 띄는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정윤주는 2022∼2023시즌 18경기, 2023∼2024시즌 4경기 출전으로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올해 드디어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으로부터 주전으로 인정받아 개막전부터 모두 코트에 나서며 9경기 연속 승리에 힘을 보탰다.

2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가 올해 정윤주의 진가가 가감 없이 드러난 경기다. 이날 정윤주는 시즌 첫 주말 홈 경기를 맞아 6000명이 넘는 만원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경기 주요 상황마다 강력한 스파이크와 서브를 상대 코트에 꽂으며 자신의 프로 데뷔 최다 21득점을 성공했다.

양 팀 최다 득점을 한 김연경이 흥국생명 승리의 ‘상수’였다면 외국인 선수 모마 없이도 팽팽한 흐름을 만들었던 현대건설과 차이를 만든 ‘변수’ 역할이 정윤주의 몫이었다. 정윤주는 비록 실수는 있었으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본단자 감독과 동료가 기대하는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며 9연승 행진에 확실한 힘을 더했다.

경기 후 첫 단독 인터뷰에 나선 정윤주는 "오늘 경기는 ‘정말 최고였다’고 말은 못하지만 그래도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 같다. 전에 20득점을 했던 경기보다는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앞으로 더 성장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흥국생명의 세터 이고은은 정윤주를 김연경과 같은 비율로 활용했다. 그만큼 기회도, 실수도 많았다. 하지만 정윤주는 "감독님 주문대로 어떻게 하면 상대 블로킹에 걸리지 않고 점수를 낼 것인지 생각하면서 공 하나 하나에 내용을 담아 때렸다. 점수가 절실해서 더 집중하며 랠리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정신력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낀다는 정윤주는 "전에 비해 경기중에 나를 불러주는 팬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며 "지금의 나는 올라가다 떨어지고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과정인 것 같다. 감독님이 믿어주는 만큼 실수하지 않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