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연경이 2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흥국생명이 라이벌 현대건설을 접전 끝에 꺾고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흥국생명은 2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에서 3-1(25-17, 35-37, 27-25, 25-12)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개막 후 9연승(승점 26)을 이어가며 여자부 선두를 굳건하게 지켰다. 반면 현대건설은 시즌 세 번째 패배(7승·승점 21)를 당해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흥국생명이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라는 점에서 두 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연경이 양 팀 최다 28점으로 흥국생명의 승리를 이끌었고 정윤주(21득점)와 투트쿠(14득점)가 보조를 맞춰 승리를 가져왔다. 특히 김수지(6득점)가 블로킹 3개를 잡는 등 높이 싸움에서 10-4로 크게 앞서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현대건설은 모마가 사실상 빠진 이날 경기에서 정지윤(15득점)과 나현수, 이다현(이상 14득점), 위파위(13득점)까지 네 명이나 두 자릿수 점수를 책임졌으나 해결사 부족에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6014명의 관중이 들어찰 만큼 기대가 컸던 여자부 1, 2위의 맞대결은 첫 세트부터 힘이 빠졌다. 흥국생명이 현대건설과 개막전부터 8경기째 승리를 이어오는 반면, 개막전 패배 후 7연승하며 흥국생명의 뒤를 바짝 추격하던 현대건설은 직전 경기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IBK기업은행에 덜미를 잡힌 탓에 두 팀은 분위기부터 달랐다. 더욱이 흥국생명이 하루 더 쉬고 맞대결하는 만큼 체력 면에서도 유리했다.

이를 보여주듯 흥국생명은 1-0에서 첫 서브에 나선 이고은이 무려 10-1까지 서브를 이어가는 일방적인 경기 흐름을 초반부터 풀어갔다. 현대건설은 이고은에 서브 에이스 1개만을 내줬으나 양효진(8득점)과 모마, 위파위의 공격이 연이어 실패하며 큰 점수차의 리드를 내줬다. 특히 현대건설의 주포 모마가 득점 없이 범실 2개를 범하며 특유의 힘 있는 공격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0-8 상황에서 나현수와 교체되는 등 첫 세트부터 흔들렸다.

현대건설은 2세트도 모마 없이 나현수를 선발로 세우는 강수를 뒀고, 11-7까지 앞서며 경기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다. 하지만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듀스까지 가는 상황에서도 모마를 코트에 넣지 않은 현대건설은 45분간 펼쳐진 혈투를 승리로 장식하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2세트에서 불 붙은 경기는 3세트도 듀스 끝에 희비가 갈렸다. 김연경과 정윤주를 앞세운 흥국생명과 위파위, 정지윤이 힘을 모은 현대건설은 3세트에서도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하지만 24-25로 뒤진 상황에서 정윤주가 오픈에 이어 서브 에이스로 경기를 뒤집었고 김연경의 퀵오픈이 마침표를 찍었다.

모마 없이 경기한 현대건설은 4세트까지 버티지 못했다. 3세트까지 현대건설의 공격을 책임진 위파위를 대신해 고예림이 투입됐지만 김연경과 정윤주, 투트쿠, 피치(8득점)가 돌아가며 점수를 쌓은 흥국생명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고스란히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두 자릿수 연승의 발판을 놓았다.

인천=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