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쿠이나 아키코 일본 외무성 정무관. 이쿠이나 정무관 SNS 캡처

사도광산 추도식에 참석하는 일본 고위직 관료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이 드러나며 우리 정부가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해당 인사는 "참의원 의원 취임 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주한일본대사관은 24일 이쿠이나 아키코(佐山晃子) 외무성 정무관의 사도광산 추도식 참석에 대해 "‘사도 금산’(佐渡金山·사도광산)이 올해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추도식이 개최되는 것을 감안,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판단으로 외무성에서 홍보문화 및 아시아 대양주 정세를 담당하는 이쿠이나 정무관의 참석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사관은 "이쿠이나 정무관은 참의원 의원 취임 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쿠이나 정무관(차관급)은 지난 2022년 참의원에 처음 당선됐으며 이달 출범한 이시바 2차 내각에서 외무성 정무관에 임명됐다. 그는 참의원 당선 직후인 2022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은 한국의 불참 사유에 관해 설명할 입장이 아니라면서도, "정부로서 주최자인 현지 관계자와 협력하면서 일한 정부 간에서도 정중한 의사소통을 해 왔다"며 "이런 가운데 이번에 한국 측이 불참한다면 유감스럽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열리는 사도광산 추도식을 예정대로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전날 "추도식을 둘러싼 양국 외교 당국 간 이견 조정에 필요한 시간이 충분치 않아 추도식 이전에 양국이 수용 가능한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며 불참을 결정했다.

한·일 외교당국은 추도사 내용 등을 두고 추도식 개최 전날까지 협의했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 와중에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하기로 한 이쿠이나 정무관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까지 드러나면서 우리 정부의 ‘추도식 보이콧’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추도식 참석을 위해 전날 일본에 도착한 한국 당국자들과 유가족 9명은 별도의 자체 추도식을 가질 예정이다. 자체 추도식 장소로는 사도섬 내 사도광산 옛 기숙사터 등이 논의되고 있다.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