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우크라에 불기둥 21일 우크라이나 중동부 드니프로의 하늘이 거대한 불길과 연기 기둥으로 덮여 있다. 이날 러시아는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오레시니크’를 드니프로 지역에 발사했다고 밝혔다. 오른쪽 사진은 키이우에서 2014년 친러 정부 반대 시위(유로마이단 혁명) 당시 사망자를 추모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 로이터 연합뉴스

■ 서방 국가 타격 가능 시사

우크라 “ICBM” 분석 평가절하
“공격에 즉각 대응” 밝히면서도
“늘 평화적 분쟁해결 선호한다”
트럼프 취임 고려 우호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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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의 적대행위에 대응해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사용했다는 우크라이나의 분석 능력을 평가절하하는 한편 러시아 본토 미사일 공격을 허용한 미국과 유럽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영국 미사일 무기 사용에 대응해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군사산업단지 시설 중 하나에 복합 공격을 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신 러시아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를 시험했다”며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오레시니크’(개암)라고 소개했다. 또 “시험은 성공적이었고, 발사 목표가 달성됐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 타격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산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 미사일로 각각 19일과 20일 러시아 본토에 공격을 가한 것에 대한 보복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러시아가 실험용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사일 시험 발사가 서방에 대한 경고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오레시니크에 대해 “초속 2.5∼3㎞인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을 공격한다”며 “현재 이런 무기에 대응할 수단은 없다. 전 세계에 있는 최신 방공 시스템과 미국·유럽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이런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시설 공격에 그들의 무기 사용을 허가하는 국가의 군사 시설에도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 공격적 행동이 확대되면 우리도 마찬가지로 대응할 것”이라며 “최신 미사일 시스템의 추가 시험을 위한 타격 목표는 러시아 안보 위협에 대한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방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대할 경우 해당 국가에 대한 공격이나 ICBM 발사도 불사할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늘 평화적인 방법으로 분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선호해왔으며, 지금도 어떠한 시나리오에도 준비돼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고려한 우호적 메시지도 내놓았다. 크렘린궁은 이날 미사일 발사 30분 전 자동 핵확산 방지 핫라인을 통해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파라 다클랄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대변인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나토 동맹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 용어설명

오레시니크 = 러시아가 처음으로 공개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속도는 마하 10에 달한다. 서방 전문가들은 오레시니크가 핵무기 장착이 가능하고 사거리는 5500㎞ 이내로 유럽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