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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징역 8개월 선고
법정 구속은 면해


부산에 택시협동조합을 만드는 과정에서 출자금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가 지난해 법정 구속된 박계동(72) 전 국회의원이 최근 무고 혐의로 또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8단독 김병진 판사는 무고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의원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전 의원은 한국택시부산협동조합 이사로 근무한 2022년 6월 "모 택시회사 대표이사인 B씨가 사문서를 위조한 뒤 사용했다"며 허위로 고소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박 전 의원은 고소장에서 "(피고소인) B씨는 2019년 12월 열리지도 않은 택시부산협동조합 이사회를 개최한 것처럼 의사록을 허위로 작성한 뒤 부산시 교통국에 여객자동차운송사업 양도·양수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구도 부산시에 양도·양수 신고서를 낸 사람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조된 사문서를 제출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썼다.

그러나 조사 결과 박 전 의원은 부산에서 택시협동조합을 운영하기 위해 B 씨의 택시회사를 4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고, 2019년 12월 영업권·자산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그는 택시부산협동조합의 또 다른 임원에게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하는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뒤 부산시에 제출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박 전 의원이 고소인인 자신의 이름은 쓰지 않고 부산 한 경찰서 민원실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형사 처분을 받게 하려는 의도로 B 씨를 무고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의원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4000억 원 대 불법 비자금을 폭로한 인물이며 14·17대 국회의원과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5년 7월 당시 법정 관리 중인 택시회사를 인수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택시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초대 이사장도 맡았다.

앞서 그는 협동조합기본법 위반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해 9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후 항소심 재판 중인 지난해 12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이번 무고 사건 재판을 추가로 받았다.

다만 법원은 박 전 의원에게 또 실형을 선고했지만, 이번에는 법정에서 구속하지는 않았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B씨와 법적 분쟁이 발생하자 이사회 의사록이 위조됐다고 주장했다"며 "택시부산협동조합 임원도 법정에서 ‘피고인의 지시를 받아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했고 피고인에게 보고도 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의 죄질이 상당히 불량한데도 피고인은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무고 피해자인 B씨가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