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6월 서울 강북구 우이동 솔밭근린공원에서 진행된 ‘2024 행복한 기억찾기 캠페인’ 중 치매예방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강북구청 제공

■ ‘치매안심센터’ 서비스 호평

그림·도형으로 정확한 검사
스마트폰으론 인지강화훈련

지난 20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강북구치매안심센터. 이곳에서는 치매 초기 노인들이 사칙연산을 통해 빈칸에 알맞은 숫자가 무엇인지 맞히는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노인들은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학습지를 풀면서 계산능력과 집중력을 향상할 수 있다. 센터에서는 운동·미술·음악치료 등을 통한 기억·집중력 강화프로그램과 치매 예방·인지 강화교실 등이 진행되고 있다. 하루 평균 70여 명의 치매 환자가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김모(여·80) 씨도 치매 초기 상태를 10년째 유지, 지금까지 홀로 거뜬히 생활하고 있다. 김 씨는 “센터 프로그램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 자치구 중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 중 하나인 강북구는 관내 강북구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 환자가 다양한 도움을 받도록 힘쓰고 있다. 지역사회가 치매 환자의 일상을 함께 찾는 강북구의 이러한 노력은 구 안팎에서 호평을 받는 중이다.

21일 강북구에 따르면 강북구 전체 인구 29만4804명 중 노인 인구는 6만8119명(23.1%)이다. 보건복지부 전국치매역학조사 기준으로 보면 강북구 전체 노인 중 10.1%에 해당하는 6528명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북구는 지난 2009년 지역사회 치매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강북구치매안심센터를 개소했으며, 지난해에는 노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번3동에 동치매기억키움쉼터(분소)도 조성했다. 지난 2월 기준 센터에 등록된 치매 환자 수는 2669명이다. 치매 환자 조기 발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강북구는 지난해 경로당, 무료급식소 등 시설을 돌면서 노인 대상 치매 검사를 실시했다. 각 동을 돌아다니며 검사를 진행했는데 300명 이상이 찾는 등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총 8290명을 검사한 결과 인지저하자는 1756명(21.2%)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인지저하자들에게 정밀검진 1∼2단계 2268건을 진행, 치매 진단자 296명을 발견했다. 치매 진단자에게는 치료비 지원 등을 안내하고 이 중 홀몸 어르신의 경우 사례관리 대상자로 분류해 단계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올해 치매 진단을 위한 정밀검진 1단계에서 세라드 검사(CERAD-K)와 더불어 ‘라이카 검사(LICA)’도 도입했다. 그림과 도형 등으로 구성된 라이카 검사는 비문해자도 접근이 수월해, 보다 정확한 검사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센터가 지난 2020년 자체 개발한 인지학습지 ‘워크북-두더지’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정에서 스스로 풀 수 있는 이 학습지는 분기마다 100여 명에게 제공되고 있다. 지난 6월 도입된 인지 강화훈련 ‘새미톡’ 서비스도 호평을 받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새미톡은 스마트폰에 카카오톡만 설치돼 있으면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기억력, 언어능력, 집중력, 계산능력, 시공간능력, 실행능력 등을 향상할 수 있는 15가지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치매는 예방적 차원에서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가 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강북구 어르신들이 정기적으로 치매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홀몸 어르신 등 시설 방문이 어려운 구민을 위해 다양한 관리서비스를 제공해 어르신들 일상에 힘이 되는 강북구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