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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발전설비 용량 154%↑
송전망 건설사업은 5~6년 지연
생산된 전력 공급 제약 등 초래

국내 전력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전기를 수요처로 연결하는 송전망 확충 속도는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 수요처 공급제약, 발전사업 성장 저해 등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의 ‘산업계 전력수요 대응을 위한 전력공급 최적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대비 지난해 국내 최대 전력 수요는 98%(47GW→94GW), 발전설비 용량도 154%(56GW→143GW)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송전설비(회선길이)는 같은 기간 2만8260C-㎞(서킷킬로미터)에서 3만5596C-㎞로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생산된 전력이 수요지에 공급되지 못하거나 정전 등 전력계통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SGI는 설명했다.

최근 송전망 건설사업은 평균 5∼6년 이상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HVDC·500㎸) 선로 준공은 애초 계획보다 66개월 지연됐다. 서해안 발전소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북당진-신탕정(345㎸) 송전선로는 150개월 늦어졌다.

SGI는 송전망 건설 지연에 따른 문제점으로 △전력 수요지역에 대한 공급제약 △발전사업 성장 저해 △전력 생산비용 증가 등을 제시했다. 대표 반도체 클러스터로 2050년까지 10GW 전력이 필요한 경기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수도권으로 연결되는 송전망 건설이 차질을 빚게 되면 덩달아 반도체 전력 공급도 지장을 받게 된다. 송전망이 부족한 호남 지역은 2031년까지 신규 발전허가가 사실상 중단됐다.

SGI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국가 기간 전력망 특별법안’이 통과될 경우 전력망 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해당 법안은 평균 4∼5년 소요되는 송전설비 입지 결정 시한을 2년으로 제한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박양수 SGI 원장은 “독일·미국 등은 전력망 적기 확보를 국가적 현안으로 인식하고 법·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