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8월 부산의 한 디지털 배움터에서 고령 주민 대상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청 제공

디지털 역량강화 국비지원사업
정부예산 삭감에 지자체도 타격
울산 교육 수료자 절반으로 뚝
온라인 행정서비스 불편 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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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전국종합

정부의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사업 국비 지원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대폭 삭감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산 감소는 장·노년층의 디지털 정보 격차 확대로 이어져, 온라인 행정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사업의 국비 지원액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500억∼700억 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약 300억 원으로 줄었다. 정부는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사업 효율화를 명목으로 기존 1000여 개 배움터에서 진행하던 교육을 지역 거점 센터 36곳으로 통합하고, 강사들이 경로당 등으로 찾아가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예산 삭감이 곧 지역의 디지털 교육 축소로 이어졌다.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수료자는 지난해 99만6400명에서 올해 52만 명으로 47.8% 감소했다. 전체 사업 예산이 올해 7억800만 원으로 전년보다 48.6% 감소한 울산의 경우 교육 수료자 수도 51.6% 줄었다. 부산도 올해 예산이 지난해보다 74.9% 줄어 교육 수료자가 전년 대비 83.9% 급감했다. 국비가 삭감됨으로써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시·도비 예산까지 손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지난해 2억2300만 원이었던 자체 예산을 올해 9170만 원만 집행했다. 경남도 1700만 원으로 절반 이상 줄였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하면 행정 업무와 홍보가 온라인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디지털에 익숙하지 못한 세대는 민원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모바일 건강보험증 서비스가 시행된 가운데 상당수 고령층은 앱 설치조차 어려워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경남도와 부산시는 고령층을 상대로 키오스크 주문·결제 실습, 디지털 기기 사용법 등 특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 교육단체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만큼, 관련 교육도 반복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고령자는 늘어나는데,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예산을 삭감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과기정통부 측은 “사업을 효율화해 개편한 뒤 전체 예산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