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검찰 로고. 연합뉴스

검찰이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에게 2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고법 형사11-1부(박재우 김영훈 박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51) 씨의 살인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 때와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사건) 출발은 격분에서 시작했지만 진행방법은 의도적 범행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피해자 유족도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피해자 유족도 "범행에 대한 인정과 반성이라는 기초에서 이뤄지는 게 합의인데 그런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정의라는 부분에서 양형 요소를 한 번 더 고려해달라"고 엄벌을 호소했다.

반면 A 씨는 최후진술에서 "한국이 무서웠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진실도 왜곡되고, 정의도 없고, 약자로서 다수에게 매도당하고, 가장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에게 정적이 됐다"고 울먹였다. 피고인 측 변호인도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지, 계획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10여 년 동안 두 아이를 키우며 노력해온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형은 부당하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 자택에서 별거 중이던 아내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둔기로 내려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 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우발적 살인이라고 주장하며 과거 정신병원 치료병력 등을 공개했지만 검찰은 의도적 범행으로 보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범행수법이 너무 잔인하다"며 A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