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18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2024년 원헬스* 항생제 내성균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질병청 제공

올해 들어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 수가 폭증하면서 정부가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질병청은 보건복지부·교육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참여하는 호흡기 감염병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19일부터 구성해 가동했다. 대책반장을 맡은 지영미 질병청장은 19일 열린 제1차 대책반 회의에서 백일해를 포함한 주요 감염병 유행 상황과 고위험군 예방접종 현황, 독려계획 등을 발표했다.

지 청장은 "올해 특히 백일해가 크게 유행하면서 선진국에서도 유례없는 환자 수 발생과 영아 사망사례 등이 보고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는 6월부터 소아·청소년층 위주로 백일해가 유행하고 있지만 높은 예방 접종률과 신속한 진단·치료 덕에 1세 미만 고위험군 발생이 선진국에 비해 적고 대다수 감염자의 증상도 경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 청장은 "지난 4일 백일해 사망 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초로 1차 접종 이전인 생후 2개월 미만 영아의 사망사례가 발생했다"며 "고위험군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임신부·영아 돌보미 등의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국내 백일해 환자는 누적 3만3327명으로, 지난해 292명의 114배가 넘는다. 올해 6∼7월 무렵 환자가 가파르게 늘다 잠시 주춤했으나 10월부터 다시 증가세다.

지 청장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도 올해 크게 유행하고 있어 정부는 올해 최초로 유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신속항원검사에 급여를 적용해 검사를 유도하고 있다"며 "항생제 치료 범위를 확대해 진단·치료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동절기 호흡기 감염병 유행에 대비하면서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코로나19, 인플루엔자, 백일해 같은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면서 "전문가와 관계부처가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유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