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버니 샌더스 미국 연방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버니 샌더스 미국 연방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과 일부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이 미국의 이스라엘 무기 지원을 중단토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당 상원의원들에게 해당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도록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라엘 무기 지원을 놓고 미국 진보진영이 두 편으로 갈라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당 상원의원들에게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막는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도록 로비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동 반대 결의안’이라는 이름의 해당 법안은 급진 좌파로 분류되는 무소속 샌더스 의원과 민주당 소속 피터 웰치(매사추세츠), 제프 머클리(오리건), 브라이언 샤츠(하와이) 의원이 공동발의한 법안으로, 20일 상원 표결이 예정된 상태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게 될 경우 미국은 이스라엘에 유도미사일, 탱크 포탄, 박격포, 전술차량, F-15전투기 등의 무기를 지원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당초부터 해당 법안은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스라엘이 미국 의원들로부터 사실상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을 강력히 지지하는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의 수가 현재 과반(51명)에 2명 모자란 49명이기 때문에, 민주당 측에서 단 2명의 이탈표만 나와도 해당 법안은 상원을 통과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자당 상원의원 설득에 나선 것은 대선 후에도 민주당이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이기 원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연방하원의원(뉴욕) 등 일부 급진 성향의 의원들이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내내 이스라엘을 도왔던 것을 비판하면서 민주당이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견제인 셈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소속 관료들을 급파해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을 만나 해당 법안에 반대하도록 설득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들에게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가 불어나고 있고, 미국이 지원하는 무기가 여성과 어린이를 공격하는 데 쓰인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이에 해당 관료들은 의원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이스라엘의 정당 방위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