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내주 기준 공개

신규 인가, 재심사 기회 없을 듯
자금조달력·공급능력 등이 핵심

내년 상반기 신청접수받을 계획

4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추진 중인 금융당국이 직전 토스뱅크 사례와 달리 재심사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형태의 심사기준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요건을 갖춘 사업자가 없을 경우 이번 신규 인가에서는 새 사업자를 내지 않겠다는 내부 기류도 감지된다.

19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주 중순쯤 인터넷은행 신규인가 추진계획 및 심사기준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5개 컨소시엄이 인터넷은행 진출을 위한 도전장을 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예비인가 설명회를 거쳐 내년 상반기 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예비인가가 통상 2개월, 본인가가 1개월 이내 진행되는 점에 비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신규 인터넷은행 윤곽이 나오게 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케이·카카오뱅크), 2019년(토스뱅크)에 이어 세 번째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에 나서는 만큼 이전보다 깐깐한 기준 적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컨대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 2019년 첫 예비인가 심사 시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전략적 투자자(SI)를 새로 구해와야 한다는 일종의 ‘답안지’를 토스뱅크에 제시했고 토스뱅크는 재심사 끝에 인터넷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하지만 이번엔 이런 과거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7년 처음 등장한 인터넷은행이 더 이상 새로운 사업 모델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기존 인터넷은행이 자금조달, 중·저신용자 대출, 기업공개(IPO) 등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드러낸 만큼 신규 사업자들은 지적된 문제를 돌파할 방안과 새로운 사업모델을 고민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자금 조달 능력을 갖추고 금융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와 소상공인에게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신용평가모델’ 제시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평가 항목 및 배점은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10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100점) △혁신성·포용성·안정성 등 사업계획(7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100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시장에 진출한 지 8년이 지난 상황에서 성장성이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금융당국이 현실성 있는 사업모델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