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권 지지율·정부실정 여파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비명계 결집 여부 분수령 전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야권 비주류가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 지지층이 이 대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이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 비명(비이재명)계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검찰의 선택적 수사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보고 있다.

비명계 낙선자 중심의 원외 모임인 ‘초일회’ 관계자는 19일 통화에서 “(예상을 넘은 형량이 나왔지만) 지금은 친명(친이재명)계에 각을 세우기보다 신중하게 대응하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신(新) 3김(金)’ 중 한 명으로 이 대표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친문(친문재인)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1심 선고 이후 일제히 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

과거 비명계는 이 대표가 2022년 8월 전당대회에 대표 후보로 출마했을 때부터 지난해 9월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이르기까지 줄기차게 사법 리스크를 공격했다. 이와 비교하면 확연한 온도 차이가 감지된다.

정치권은 비명계의 대응 방식이 변화한 이유로 우선 올해 4·10 총선을 기점으로 ‘이재명 팬덤’이 한층 강력해지면서 이 대표가 야권의 확실한 차기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혔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 따르면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논란이 확산하면서 지난해 12월 첫째 주에 19%까지 떨어진 이 대표 지지율은 올해 11월 첫째 주에 29%까지 상승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설혹 대선에 출마를 못 해도 ‘비명 잠룡’들이 이 대표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하면 대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특별검사법’ 찬성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비명계 역시 민주당 주류와 마찬가지로 검찰의 과도한 수사에 대한 비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도 섣불리 결집에 나서지 못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총선 당시 이뤄진 ‘비명횡사’ 공천으로 당내에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비주류 스피커’가 사라졌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5일 나오는 이 대표의 위증 교사 혐의 관련 1심 선고가 비명계 결집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윤석·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