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유용 혐의’ 이재명 기소

검찰, 1억653만원 사용 의심
김혜경씨는 기소유예 처분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등을 통해 예산 1억600여 만 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하면서, 이 대표가 받는 재판은 5개로 늘어났다.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재판까지 겹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9일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허훈)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전 경기지사 비서실장 A 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 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인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관용차를 공무와 무관하게 사적으로 사용하고,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으로 과일과 샌드위치 등을 구매하는 등 1억653만 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표 외 A 씨의 배임액은 8843만 원, 배 씨의 배임액은 1억3739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 대표에 대한 기소는 지난 14일 배우자 김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에 대한 선고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당시 재판부는 배 씨가 김 씨의 묵인·용인 아래 기부행위를 한 것이라며 “김 씨와 순차적으로 암묵적 의사 결합이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김 씨와 배 씨 사이의 연관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법인카드 사용에 따른 이익이 이 대표에게까지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관용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해 6016만 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한 혐의로도 기소했다.

이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지난 20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경기도청 별정직 7급 공무원이던 조명현 씨의 폭로와 국민의힘 등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대선 한 달 뒤인 2022년 4월 경기도청과 배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5월엔 법인카드가 사용된 식당들을 압수수색해 카드단말기 기록, 매출 장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 대표는 당시 압수수색 등과 관련해 검찰이 “수백 번을 압수수색하고 수백 명을 소환조사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경기도청 등 10곳 미만의 장소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고, 법인카드 사용내역 확인을 위해 경찰이 식당 10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법인카드 결제 내역 중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사용한 ‘10만4000원’을 김 씨의 기부행위로 판단하고, 공소시효가 임박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부터 먼저 기소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검찰이 또다시 대통령 정적 죽이기에 나섰다”며 “명백한 억지 기소이자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아무리 이 대표를 옥죄어도 김건희 여사의 국정농단을 가릴 수 없고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덮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선형·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