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정의용 등 수사 요청
군사정보 유출한 정황도 포착

검찰이 문재인 정부 당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의 의도적 지연 및 군사 기밀 유출 의혹과 관련해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4명에 대한 감사원의 수사 요청 사건을 조만간 검찰청에 배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사건 배당과 관련해 의견 수렴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감사원 특별조사국 1과는 지난달 말 정 전 실장, 서주석 전 안보실 1차장,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이기헌(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참여비서관 등 4명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은 이들이 사드 정식 배치를 늦추기 위해 사드 미사일 교체 관련 한·미 군사작전 일정 등을 사드 배치 반대 시민단체와 주한 중국 대사관 측에 유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주한 중국 대사관 소속 무관에게 사드 교체 작전 일시와 내용 등을 미리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7월 전직 군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문 정부가 2019년 12월 문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사드 정식 배치를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킨 의혹이 있다’며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감사원은 같은 해 10월 말부터 문 정부의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대통령비서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공군본부, 외교부, 환경부, 경찰청, 한국국방연구원, 경북 김천시와 성주군 등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사드는 북한의 핵·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방어체계로 지난 2017년 경상북도 성주군에 임시 배치됐다. 이후 일부 시민단체가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파가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며 사드 정식 배치에 반발하자 문 정부는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정식 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정부 임기 5년 동안 환경영향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이 2019년 중국 방문을 앞두고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지연했다는 사실이 지난해 국방부 문서를 통해 밝혀졌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