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시가격에 시세 변동만 반영…집값 뛴 만큼 세금 오른다

내년 서울 강남권 아파트 소유자의 보유세가 올해보다 20∼30%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추정은 많은 가정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적인 추세만을 보여주는 것일 뿐 최종적으로 계산된 것은 아니다.

정부가 공시가격에 시세만 반영되도록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동결했지만, 올해 강남권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오른 데 따른 결과다. 집값이 올랐으니 다른 제도 변화가 없어도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반면 집값이 하락한 지방 아파트 소유자의 보유세 부담은 줄어드는 등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역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8.03% 올랐다.

서울 실거래가 지수는 올해 9월 0.01% 하락하며 상승세가 꺾였지만 12월까지 하락을 지속한다 해도 내년 아파트 공시가격은 올해보다 오르고, 보유세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주택시장 분위기와 유사한 양상이다.

작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9월까지 13.1% 상승했으나, 10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연간 누적 상승률이 10.1%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내년 서울 강남권 아파트 소유자의 보유세가 올해보다 20∼30% 오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강남권 못지않게 집값이 뛴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아파트 소유자의 보유세 역시 10%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세가 하락한 지방 중저가 아파트의 경우 내년 보유세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올해 들어 9월까지 0.46% 떨어졌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수도권 연립·다세대주택도 아파트 못지않게 가격이 올랐다. 이에 따라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상승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의 연립·다세대주택 실거래가 지수는 지난해 연간 0.44% 상승에 그쳤으나 올해는 9월까지 누적으로 6.15% 올랐다.

전국 연립·다세대 실거래가도 같은 기간 3.06% 상승했다.

내년 공시가격은 올해 말 시세를 반영해 내년 초 결정하기 때문에 보유세 규모는 향후 집값 변동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해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