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뒤 아르헨 ‘반대’로 선회
다른 국가로 확산될 우려 고조

18∼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막 전부터 파행 위기를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이후 기후변화와 부유층 과세에 대한 반대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공동성명 도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G20 주요 안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이끄는 국가는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는 부유층에 대한 과세와 성 평등에 반대하며 이번 G20 공동성명 도출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고 G20 주최국인 브라질 협상 담당자들은 전했다. 아르헨티나가 G20 개막 전 합의한 공동성명 초안에는 찬성 입장을 보였지만 갑자기 반대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만장일치가 원칙인 G20 공동 성명 도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노골화하고 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열혈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 14일에는 플로리다로 날아가 G20 국가 정상 중 가장 먼저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기후변화 협약 탈퇴와 감세 정책을 내건 트럼프 당선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G20 협력을 강조해온 회원국 사이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다른 국가로 이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번 G20은 미국 대선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 주요 국가 수장들이 한데 모이는 행사로, “G20이 분열되면 세계적 영향력과 레버리지를 잃게 될 것”이라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려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G20 참석에 앞서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로 이동해 아마존 열대우림 일대를 둘러봤다. 미국 대통령이 아마존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열대우림 보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계획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