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불붙은 베이루트 거리 17일 레바논 소방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불이 난 베이루트 마르 엘리아스 거리의 한 건물에서 화재 진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가자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 사망자는 이날까지 최소 3485명, 부상자는 최소 1만4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 연합뉴스

헤즈볼라 대변인 등 4명 사망
이틀간 무기고 등 200곳 공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승리 이후 각 전선에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이번에는 사전대피령 없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부를 기습 공습하는 등 레바논 전역에 폭격을 가했다.

17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부터 이틀간 레바논 전역에 위치한 헤즈볼라 무기고·지휘센터 등 200곳이 넘는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특히 헤즈볼라 시설이 밀집해 있는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공격을 집중하던 이스라엘군은 이날 한 달여 만에 베이루트 중심부 라스알나바아 지역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이 해당 공격 전 이례적으로 사전대피령을 내리지 않으면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중 헤즈볼라 수석대변인인 무함마드 아피프도 포함됐다. 1980년대 헤즈볼라에 합류한 아피프는 지난 9월 폭사한 전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측근으로,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관저를 겨냥한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 등 다양한 대이스라엘 작전에 관여해 온 고위급 인사다. 이스라엘군은 그의 사망을 확인하면서 “(아피프는) 전투 현장에서 얻은 정보들을 선전·선동과 심리전에 활용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처음으로 포병 전력을 레바논 국경 너머로 진입시켰다. 36사단 산하의 대규모 포대가 북쪽으로 진격하면서 레바논을 겨냥한 이스라엘군 포병의 사정거리 및 범위가 증가했다고 현지 언론은 짚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의 입영 명령에 반발한 유대교 초정통파 ‘하레디’ 교도들은 이날 고속도로 점거 시위에 나섰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15일 하레디 교도 7000명에 대한 입영 명령을 승인하고, 이날 국방부는 이들 중 1000명에게 입영 영장을 보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6월 이스라엘 대법원이 ‘정부가 하레디 교도 징집을 하지 않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