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법원 논술 효력정지 불복
교수노조 “즉각 재시험 치러야”

연세대 수시 논술문제 유출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학가에서는 “연쇄효과가 불가피하고 수시모집을 넘어 정시모집까지 여파를 미칠 수 있다”는 당혹감이 확산하고 있다. 본안 판결 시점과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연세대가 재시험을 실시하는 것이 입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교수단체의 주장도 나왔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법원이 논술전형 시험 효력을 정지하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리자 연세대가 다시 이의신청을 제기하는 등 사건 발생 후 한 달이 넘었지만 관련 혼란이 더 확산하고 있다. 연세대는 본안판결이 늦어지면 수시 논술전형 모집인원을 정시 모집인원으로 이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논술전형에 응시한 1만444명은 수시지원 카드 6장 중 1장을 버리게 돼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정시 이월 후 본안 판결에서 뒤늦게 연세대가 승소하면 수시 합격권이었던 지원자들을 어떻게 할지도 난제다.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국대학교수연대 교수노조는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연세대처럼 대학 귀책사유로 수시 모집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도록 허용할 가능성은 없다”며 “즉각 재시험을 시행하는 것이 혼란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연세대가 전체 모집인원을 정시로 이월한다고 결정한 바는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업계는 연세대가 뒤늦게 재시험을 보고 그 결과가 다른 대학 수시합격자 등록이 마무리되는 26일 이후 나올 경우도 여파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대학에 이미 등록한 학생들이 뒤늦게 연세대 합격통보를 받으면 해당 대학에서 줄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곧바로 추가합격자 선정·통보에 나서야 하지만 12월 31일 정시지원이 시작되기 때문에 추가합격 발표횟수가 줄어들 수 있다. 연세대 논술전형에 응시한 1만여 명도 31일까지 연세대가 합격자 발표를 하지 않으면 정시 지원 여부 판단이 어렵다. 구 대변인은 “대입 일정 전체를 미루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검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