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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신찬호(31)·김은정(여·30) 부부

저(은정)는 스무 살이 되던 해 친구의 소개로 남편을 처음 만났어요. 술 마시며 노는 걸 좋아하던 남편은 저와 결이 많이 달랐지만, 그런데도 알 수 없는 매력에 이끌려 남편에게 빠져들었어요. 당시 제가 재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연애를 반대하셨지만, 부모님의 눈을 피해 남편을 몰래 만나곤 했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성향에서 오는 갈등이 점차 커졌고 결국 제가 헤어지자고 해 짧은 연애를 마쳤죠.

9년 후, 주말 아침에 갑자기 카카오톡 메시지가 하나 날아왔어요. 바로 남편이었죠. 당시 전 여러 사람과 연애와 이별을 반복해 지친 상태라 당분간 혼자 지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요. 이상하게 남편 메시지에 관심이 갔어요. 다음 날 절 만나러 온 남편은 스무 살 때와는 완전히 달려졌어요. 본래 남편은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타입이었는데, 이젠 제법 체격이 커졌더라고요. 9년 만의 만남인데도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어색함 없이 대화가 이어지는 것도 좋았어요. 몇 번의 만남 끝에 남편이 꽃과 손편지를 건네며 고백했고 저희는 다시 연인이 됐답니다.

동갑내기 커플이라 친구처럼 지내면서 서로의 본가에도 자주 놀러 가곤 했어요. 명절 때도 함께 남편 집과 저희 집에 하루씩 들르면서 함께 시간을 보냈죠. 사실 한 집에 살지 않았다뿐이지 이미 결혼한 사이처럼 지내고 있어서 ‘언젠가 결혼하겠지’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결혼을 앞뒀던 친한 언니가 “결혼을 1∼2년 지나 하든 지금 하든 별 차이가 없는데 왜 미루느냐?”고 말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죠. 곧장 남편에게 전화해 “우리 결혼하자”고 했더니 남편이 바로 그러자고 하더라고요. 지난 4월 결혼해 부부가 됐습니다.

남편은 올해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어로 노래를 부르는 콘셉트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예정이에요. 남편이 일본인과 무리 없이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거든요. 남편이 학교를 졸업하면 원하는 것에 몰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입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