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04곳에 보급한 628명 검거
가상계좌 결합 사례 적발은 처음

가상계좌를 이용한 환전 앱을 자체 개발한 뒤 도박 참여자들에게 “법망을 피할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70억 원대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가상계좌와 결합한 도박 앱이 경찰에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70억 원 규모의 도박장을 운영한 대표, 딜러 등 628명을 도박장소 개설 및 도박 혐의로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8000여 명의 플레이어들로부터 71억 원의 참가비를 받고 ‘텍사스 홀덤’ 게임을 하도록 한 뒤 57억 원을 환전해 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도박으로 얻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 앱을 자체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가상계좌를 사용해 법망을 피할 수 있는 환전 앱”이라고 홍보했다. 가상계좌를 이용하면 수사기관이 PG사(결제대행사)를 통한 모계좌 추적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들은 전국 104개 ‘홀덤펍’에 앱을 보급해 가맹점 형태로 운영하며 약 7개월 동안 환전 금액의 4%인 2억2800만 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 부천시에 1000평 규모의 전용 경기장에서 6차례 ‘도박 대회’를 열기도 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