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 준비기일만 4차례나 열려
李 단식·국감 일정으로 불출석
증인 50여명·재판장 사임 영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약 2년 2개월 만인 15일 1심 선고 결과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한성진)가 이날 오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를 하면서 지난 2022년 9월 8일 기소된 이후 장장 799일 만에 매듭을 짓게 됐다. 이는 과거 ‘김명수 사법부’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1심 평균 처리 기간의 6배를 넘기는 기록이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이 대법원 법원행정처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8~2023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1심 평균 처리 기간은 약 130일이었다. 공직선거법상 1심 선고는 공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 대표 재판은 법정 기한을 4배가량 넘긴 셈이다.

이 대표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만 2022년 10월부터 4차례나 열리는 등 처음부터 지연됐다. 첫 공판은 2023년 3월에 열렸다. 재판이 장기화한 데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외에도 이 대표의 단식 농성과 흉기 피습 등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8월 25일 재판에 출석한 이후 이 대표가 단식 농성으로 인한 건강상 이유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일정 등을 들어 불출석하며 두 달가량 재판이 늦춰졌다.

1심을 맡았던 강규태 전 부장판사가 사직하며 재판부가 교체된 점도 재판 지연에 영향을 끼쳤다. 강 전 부장판사는 올해 2월 법관 정기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제출했다.

재판에 50여 명의 증인이 불려 나온 점도 장기화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아들도 증인으로 출석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강 전 부장판사도 1월 공판에서 “지난해 1월 말 사건기록 열람 등사 이후 입증계획에 따라 양측이 신청한 51명의 증인을 채택했고 양측 협의로 공판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9월 야당 대표인 피고인의 대정부질문 참석과 단식 장기화로 두 번의 기일 변경 외에는 절차를 지켜 격주로 재판을 진행한 결과 16명의 증인이 남아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