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론 머스크(오른쪽)테슬라 CEO가 10월 5일 펜실베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선거 유세에 참석해 점프하는 모습. AP 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급부상하며 기존 측근들이 칼을 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 CEO가 마치 트럼프 당선인과 공동 대통령처럼 행동하면서 그 같은 대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간) NBC방송 등 외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 사이에서 ‘머스크 CEO의 행동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라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측근은 "머스크는 마치 자신이 ‘공동 대통령’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그런 대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머스크 CEO는 세상의 모든 사안에 대해 자신의 주장이 있고, 세상만사를 아는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아니라 자신의 계획을 차기 행정부에서 실현하려는 야심을 지니고 있다고 그의 의도를 의심하는 측근도 일부 있다고 NBC는 설명했다.

이 같은 불만은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지근거리에 머무르고 있는 머스크가 측근 그룹의 정권 인수작업에도 참견하는 등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에 크게 공헌한 머스크 CEO에게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 자리를 맡겼다. 머스크 CEO는 연방 정부의 효율성 제고와 예산 절감 등의 영역 외에도 모든 현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현재 머스크 CEO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들을 만난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 CEO를 극찬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사업체 경영도 제쳐놓고 선거운동을 도운 뒤에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았다는 취지다. 머스크 CEO는 대선 이후 텍사스 오스틴의 자택보다 마러라고의 트럼프 자택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머스크 CEO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의 손녀 카이 트럼프는 "삼촌이 된 일론"이라는 글과 사진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올렸을 정도다.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는 집에 돌아가지 않으려고 한다. 나도 어찌할 수가 없다"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머스크 CEO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나름대로 애정을 담아 농담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