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4일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페루 리마 정부 청사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30개 협정 계획… “협력 촉진”
‘中자본 투입’ 창카이항도 개항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400여 명의 기업인을 거느리고 14일 남미 페루에 도착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페루와의 경제 협력을 더욱 심화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에 미국 뒷마당인 남미 국가들과 연계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CCTV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페루 수도 리마에 도착한 시 주석은 서면을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양국 관계는 계속 심화 발전해왔다. 중국은 10년 연속 페루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최대 수출 시장”이라며 “이번 방문으로 중국과 페루 간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이끌고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촉진해 더 많은 새로운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400여 명의 기업인들과 함께 페루를 방문한 시 주석은 페루에서 약 30개의 양자 협정을 맺을 계획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도했다.

이날 중국이 36억 달러(약 5조 원)의 자본을 투입해 건설한 창카이항도 개항했다. 시 주석은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함께 온라인 개항 행사를 통해 준공을 축하했다. 중국이 운영하는 남미의 첫 항만 시설인 창카이항은 중국과 남미 간 화물 왕래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일 것으로 평가되는 한편 미국에선 군사적 용도로 전환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페루를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은 최근 들어 중·남미 국가들과의 경제적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의 무관심을 틈타 중국이 중·남미와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고 미국에서 주도하는 국제사회 질서와의 결별을 촉진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중·남미를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