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권 옹호하려 무력억압”
‘예산심의권 남용’ 비판 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주말 도심 집회에서 경찰이 강경 진압했다는 야권의 주장과 관련해 “경찰 행태가 점입가경”이라며 예산 삭감을 예고했다.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 대표를 수사·기소한 검찰 예산 등을 대폭 깎은 데 이어 ‘예산 심의권’을 남용하며 수사 기관을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중의 지팡이라고 하더니 권력의 몽둥이가 돼 민중을 향해 (권력을) 휘두르는 행태를 반드시 뜯어고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무감각하고, 정권을 옹호하기 위해 정당한 주권 행사를 무력으로 억압하는 행태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 경찰이 중무장하고 사람에게 폭력적으로 행동하면 되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9일 서울 집회 당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가 다친 것을 언급하며 “이런 일들이 대체 21세기 대한민국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경찰에 매우 우호적 태도로 정책적 지원을 해왔지만, 지금은 권력을 호위하느라 해서는 안 될 일들을 너무 많이 벌인다”며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이런 점을 명확하게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경찰 예산 삭감을 강력히 경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8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 특수활동비 80억 원과 특정업무경비 506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감사원 특수활동비 15억 원과 특수업무경비 45억 원도 전액 삭감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보복성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예산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한편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동력을 상실했다”며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법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