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갈라치기” 수용불가 입장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별검사법’ 수정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독소조항이 가득하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수정안에 담길 당 내부 공천 과정 등을 포함한 수사 범위와 야당의 제3자 추천 특검 비토권 등을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본회의를 고작 이틀 앞둔 시점에 자기들이 상임위에서 날치기 강행 처리한 법안(김건희 특검법)을 뜯어고쳐 다시 낸다는 것 자체가 최악의 졸속 입법이자 입법 농단”이라며 “민주당이 수정안을 급히 제출하겠다는 것 자체가 특검법 원안이 위헌적인 인권 유린 법이자, 삼권분립 파괴법이라는 것을 실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간 독소조항을 뺀 특검에 대해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던 친한(친한동훈)계도 ‘수용 불가’ 입장이다. 특히 수사 범위에 포함되는 대통령 후보 경선과 공천 과정 의혹은 ‘특검에게 여당을 헤집고 다니라’는 명분에 동의하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 돈봉투 사건에서 특검을 하자고 했으면 민주당이 받았겠느냐”며 “특검은 우리 중앙당을 압수수색하라는 데 동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특검법 수정안은) 정치적 플러팅으로, 민주당이 친한계를 꼬시는 것 같은데, 저희는 탄핵의 문을 열어줄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수정안을 꺼낸 시점도 정략적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대체적 판단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수사 범위 축소와 제3자 추천 등 이전보다 진전된 안이긴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 일방적으로 수정안을 낸 것은 의도가 분명하고,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이 특검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여당 관계자는 “아무리 수사 대상을 좁히고 제3자 추천 방식을 끼워 넣었다고 해도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 시절 때를 겨냥한 수사가 불 보듯 뻔한데, 개혁신당이 동의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윤정선·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