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22년 7월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당시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강기훈’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국회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의 ‘김건희 라인’ 중 한 명으로 지목된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지난 6월 음주운전으로 받은 두 달간의 징계가 끝나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 행정관은 징계가 지난 5일 끝나 복귀했다. 강 행정관은 지난 6월 서울 용산구의 한 도로에서 면허취소 수준(0.08%)을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0.121%로 5㎞가량 음주운전을 해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지난달 16일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강 행정관은 지난 9월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로부터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고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앞선 지난달 2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에서 대통령실의 ‘김건희 라인’ 정리를 요구할 때 특히 강 행정관 문제를 강하게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강 행정관의 직무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직 2개월 끝나면 행정관으로 복귀시킬 것이냐"고 묻는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지금 그렇게 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당시 강 행정관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정직 상태로 업무 배제 상태이며, 해외 체류 중 일정 변경이 부득이 어렵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음주운전 형사처벌에 따른 슬픔을 달래려 힐링 여행을 간 거냐"며 "대통령실 공직자가 공무도 아닌 해외 체류로 국감에 불출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음주운전과 대통령의 봐주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강 행정관의 복귀를 두고 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원아웃제인데, 그런 분이 다시 대통령실로 복귀하면 그게 결국 정권에는 이롭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강 행정관은 2022년 7월 친윤석열계가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를 축출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의원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에도 등장했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다"는 윤 대통령의 문자에 권 의원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체리따봉’ 이모티콘으로 화답했고, 권 의원은 "강기훈과 함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