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안업무규정’ 개정 추진
내부직원 사생활 조사가능해져
“권한 지나치게 커질 것” 목소리

정부가 대통령경호처에 신원조사 권한을 추가하는 법령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호처가 내부 직원들의 범죄 기록을 포함한 사적 영역에 대한 신원조사 업무까지 맡게 되면서 기관의 권한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경호처에 신원조사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보안업무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신원조사는 보안업무규정에 따라 국정원이 주관하며 경찰, 국방부에 위탁할 수 있다. 현재는 통상 3급 이상 고위공무원에 대해선 국정원이, 경호처 직원 등 4급 이하 공무원은 경찰이 신원조사를 담당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정원은 경호처 직원에 대한 신원조사에 한정해 경호처에 위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는 내부 직원 채용 시 경찰 등 타 기관에서의 부실 검증과 보안 유지가 필수적인 직원 정보를 타 기관이 열람할 수 있는 점 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개정 이유로 “대통령 밀착 경호를 수행하는 경호처의 업무 특성과 중요성을 고려할 때 철저한 신원 확인이 필수이며 신상정보에 대한 고도의 보안유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심 권력기관인 경호처 권한이 지나치게 커질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신원조사 시 개인의 범죄 기록뿐 아니라 인품 및 소행, 정당 및 사회단체 가입 여부 등 광범위한 신상 조사를 할 수 있게 되는데 언제든 인권 침해나 일탈 행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신원조사는 정보·수사기관 등으로 극히 제한해 권한이 부여돼 왔다. 특히 경호처 자체 신원조사에 따라 타 기관의 견제를 받지 않는 ‘깜깜이 채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호처 관계자는 “향후 실시될 경호처의 신원조사는 국정원의 관리·감독하에 이뤄진다”며 “기관 간 상호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해 무분별한 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