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 기간 위기의 순간을 맡았을 때 각각의 구원 투수로 나선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였다. 토론의 달인으로 꼽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입심이 통했을지, 아니면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 CEO의 자금력이 통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이미지 크게보기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애리조나대 풋볼 잔디구장에서 열린 해리스 부통령 지지 유세에 등판하며 공개 지원군 역할을 시작했다. 이 유세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국가를 이끌 만한 정신적 능력이 부족한 사기꾼”이라고 몰아붙였다. 나흘 후인 22일에는 위스콘신과 미시간을 연이어 방문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위스콘신 매디슨에서는 “투표를 위해 지금 당장 나가도 불쾌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전 투표를 독려했고 디트로이트에서는 “트럼프 집권 때의 경제 향수에 젖지 말라”며 “그건 내 경제였다”며 경제전문가를 자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틀 후인 24일엔 조지아 클락스턴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첫 공동유세도 벌였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내 친구이자, 차기 미국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불평하는 78세 억만장자”라며 깎아내렸다, 이어 지난 3일에는 다시 위스콘신을 찾아 “트럼프는 부친에게 회사를 물려받아 6번이나 파산 선언을 한 사람”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재차 공격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 연합뉴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달변으로 지원에 나섰다면 머스크 CEO는 현금을 뿌리며 열혈 트럼프 지지자 면모를 보였다. 그는 지난달 5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개최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에 참석해 “난 어둠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며 “헌법을 수호하고 미국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트럼프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싸우자! 싸우자!” “투표하자! 투표하자!”라고 거듭 외치며 두 손을 들고 점프하기까지 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조직)인 ‘아메리카팩’을 통해 지난 20일부터 7개 경합주에서 공화당의 가치를 옹호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사람 한 명을 매일 무작위로 선정해 100만 달러를 지급했다. 금권 선거 논란으로 소송이 잇따랐지만 4일 펜실베이니아 법원이 해당 이벤트를 5일까지 진행할 수 있다고 결정해 트럼프 지원 계획을 완수할 수 있게 됐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