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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초록우산 회장賞 - 김가은 호평중 학생

학교를 청소해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첫 개학식 날부터 들뜬 학생들 사이에서 빗자루를 들고 그 사이사이를 힘겹게 오가는 모습을 보았어요. 쉬는 시간에 아이들은 저마다 친구를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실수로 빗자루를 짓밟거나 애써 모아둔 먼지들을 금방 주변으로 흐트러뜨렸죠. 그래도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다시 쓸고 닦으시는 그 모습을 친구와 저는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연세도 많아 보이셨고 허리도 안 좋으신 거 같던데 많이 힘드실 거 같다고 생각하며 도와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슬며시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의 용기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학기 초부터 그런 모습들을 보며 마음이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가끔씩 복도에서 마주칠 때도 인사 정도는 꼭 해드려야지 하면서도 힘들어하시는 굳은 얼굴을 보고 있으면 무섭기도 해 그저 지나치곤 했습니다. 감사하고, 또 죄송합니다. 힘내세요. 복도를 쩌렁쩌렁 울리게 외치고 싶은 말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요즘 들어 복도에서 마주치는 일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혹시 건강이 악화되신 것은 아닌지, 허리가 안 좋아지신 건지 가끔 물걸레로 젖은 복도를 보며 생각합니다. 몰려다니며 시끄럽게 소리치는 학생들에게 아무런 말 없이 항상 넘어가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한 번쯤은 혼내거나 약간의 꾸지람을 보낼 필요도 있으셨을 텐데, 그럼에도 묵묵히 학교를 빛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도 당연하게 여기는 학생이 많겠지만,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너그러운 마음으로 무언가를 위해 묵묵히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 학교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 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은 제가 올해 보았던 모습들 중 가장 아름답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혹시나 아프시다면 건강 꼭 회복하시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 뵙고 싶습니다. 그때는 그 누구보다도 밝고 활기차게 인사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