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크게 감소했다. 대선 이후 강달러가 다시 심화되면 외환보유액 감소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56억9000만 달러로 전월 말보다 42억8000만 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6월(-6억2000만 달러) 이후 넉 달 만이다. 올해 월별 증감액을 보면, 지난 4월(-59억9000만 달러)과 1월(-43억9000만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의 감소 폭이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외환보유액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 지수(DXY)는 10월 말 103.99로 전월(100.38)보다 3.6% 올랐다. 이에 따라 유로화(-2.8%), 파운드화(-3.1%), 엔화(-6.9%), 호주달러화(-4.9%) 등 기타통화로 보유한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 가치가 절하됐다. 이와 함께 지난달 분기 말 효과로 일시 증가했던 금융기관의 외화 예수금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달러 강세가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달러 가치가 더 오르면 외환 당국의 환율 방어 조치 등으로 인해 외환보유액 감소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 외환시장 변동성은 이미 상당히 높아져 있다.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9월 말 1307.8원에서 10월 말 1379.9원으로 한 달 사이에 5.5%나 뛰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