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022년 1월 12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구조물 외벽 붕괴사고 현장에 무너져내린 건물의 철골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연합뉴스

국토부 엄중 처벌 권고도 무시…서울시 "1심 소송 결과 보고 결정"


신축 중이던 아파트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이 4일 열려 검찰의 구형이 이뤄졌지만,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한 행정 처분은 2년 10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이날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에 대한 시공사의 책임을 묻는 서울시의 행정 조치는 현재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는 2022년 1월 11일 39∼23층의 바닥 면·천장·내외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 현장 작업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수사 결과 콘크리트 품질 불량, 구조 검토 없이 시공법 변경, 바닥 면을 지지하는 동바리 무단 철거 등의 복합적 과실이 작용해 붕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토교통부는 현대산업개발에 엄중한 처벌을 내릴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하지만 처분 권한이 있는 서울시는 "사고 책임자들에 대한 1심 소송 결과를 지켜본 뒤 처분 수위 등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며 사고 발생 2년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결정을 미루고 있다. 당시 정치권에서도 이런 서울시의 행태에 대해 "‘건설업 등록말소 내지는 1년 이내 영업정지’를 권고한 국토부의 의견을 무시한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면 국민적 공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고 발생 2개월 만에 사고 수습을 전담하는 ‘아이파크 사고 수습 지원단’을 꾸린 광주 서구는 이후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분기마다 1회씩 했던 안전 점검을 매월 1회로 변경해 횟수를 늘렸고, 공사 계획서대로 작업이 이뤄지는지 등 여부를 현장 점검하고 있다. 다만, 본사가 서울에 있는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별다른 행정 조치는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입주민들과 협의해 ‘철거 후 재시공’ 작업이 진행 중인 사고 현장 아파트 단지의 철거 공정률은 이날 기준으로 100％를 달성했다. 아파트 외벽 등을 물리적으로 해체하는 작업이 전체 8개 동 중 6개 동에서 마무리됐고, 나머지 2개 동(201·104동)에서는 재시공을 위한 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 작업이 모두 끝난 후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현대산업개발은 2027년 말 완공을 목표로 내년 1월부터 재시공에 들어간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