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영선 좀 해줘라 했는데”
용산 “공천 보고·지시 없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관련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윤 대통령 간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입수해 이날 공개한 녹음에서 윤 대통령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공천 관여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 육성이 담긴 녹음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통화는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기 전인 같은 해 5월 9일 이뤄진 것이라고 민주당 측은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선거에서 경남 창원의창에 공천돼 당선됐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헌정 질서를 흔드는 위중한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며 “공천 결정자는 이준석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명 씨가 김영선 얘기를 많이 하니까 그냥 좋게 얘기 한마디 해 준 것일 뿐”이라며 “이런 상황은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 자세하게 써 놓았다”고 설명했다.

민정혜·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