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감자와 속초커피 그리고 쑥 젤라토(오른쪽 사진)와 라또래요 전경.

■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속초 ‘라또래요’

여름이 가기 전쯤에 ‘속초에 다녀와야지’하고 마음먹었습니다. 며칠간의 여유로운 휴가는 낼 수는 없어 당일치기 나들이를 선택했습니다. 바쁜 일상에 바다 한번 눈에 담고, 맛있는 커피 한잔 마시고 오려는 마음에 정한 일정인데 속초에 도착하니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당황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따끈한 곰치국 한 그릇 먹고, 짧지만 알차게 시간을 보낼 일정을 만들어 봅니다. 속초가 자랑하는 독립 서점, 오래된 서점이 있어 잠시간 조용히 책을 고르며 한국 문학 서적들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가고자 했던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은 마침 쉬는 날이라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추천받았던 젤라토를 맛보러 이동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젤라토,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찾기는 쉬운 일이지만 이곳을 찾은 건 강원도에서 자란 건강한 재료로 젤라토를 만들기 때문이었습니다. 상호부터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로 ‘(젤)라또래요’라는 위트를 보여줍니다.

속초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를 타는 버스 터미널에서 도보권에 위치해 있어 여행객들이 방문하기에도 수월한 편입니다. 평소 줄이 꽤 길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비 덕분에 저는 여유롭게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매장 내부에는 6인 정도 들어갈 수 있을 규모. 키오스크로 주문이 가능합니다. 화면 속 메뉴마다 그려진 재료들의 일러스트가 아주 귀엽습니다.

여느 젤라토 전문점과 달리 감자와 쑥, 속초커피, 미숫가루, 토종다래 등 토속적인 맛이 돋보이는데 감자와 쑥 메뉴는 콘이나 컵이 아닌 모나카로도 주문이 가능합니다. 네, 맞습니다. 이 두 가지 맛이 베스트 메뉴입니다. 강원도 감자의 그 쫀쫀하고 고소한 맛을 젤라토로 즐긴다니요. 상상할 수 있나요. 앞서 얘기한 대로 모든 재료는 강원도에서 재배되는 재료들로만 만든다고 합니다. 특히 감자는 햇감자 저온 숙성을 거친 감자를 사용해 계절마다 다른 강원도 감자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감자 젤라토는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함이 인상적이었고 풍미를 더하기 위해 통후추를 마지막에 쓱 갈아 올려줍니다. 향을 극강으로 끌어올리는 포인트가 아주 효과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쑥도 궁금했는데 저는 속초커피가 조금 더 끌려 색상이 크게 대비되지는 않지만, 감자와 속초커피를 주문했는데, 센스 있게 한입 정도 맛보기로 즐길 수 있도록 쑥을 준비해줬습니다. 쌉싸래하지만 어른스러운 이 맛이 과연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콘이나 컵보다 쑥은 모나카가 잘 어울릴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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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운하게 젤라토로 입가심을 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러 가는 발걸음이 왠지 신납니다. 비록 비가 내려 많은 계획들을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나름 달콤한 마무리로 속초의 짧은 여행을 마칩니다. 강원 속초시 동해대로 3938-1/수·목 정기휴무, 11:00~17:00, 토요일 11:00~19:00 https://www.instagram.com/latoraeyo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