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11월 15일)·위증교사 사건(25일)의 1심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야권 움직임이 더 거칠어지고 있다. 지난 정부 때 시작된 이 대표 관련 사건 수사를 ‘연성 친위 쿠데타’로 규정하는가 하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엔 침묵하면서 ‘전쟁 사주·계엄 예비 음모’를 주장한다. 이번 주말엔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 판결 직전인 14일엔 김건희특검법 본회의 처리도 예고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겨냥, “합법을 가장한 연성 친위 쿠데타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과거엔 물, 전기로 당사자만 집중적으로 했다면, 요즘은 영장과 공권력으로 그 사람과 주변을 파는 방식”이라며 “그 과정에 저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 수사를 쿠데타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사 불응과 재판 지연 등을 해온 형사 피고인 당사자가 할 말은 아니다. 총칼이 아닌 제도 악용을 통한 헌법 무력화를 ‘연성 쿠데타’라고 한다면, 오히려 민주당 행태가 그런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국무위원 탄핵소추 등으로 행정부 기능을 마비시키고, 보복·방탄성 판·검사 탄핵소추도 겁박한다. 헌법재판관의 후임 추천 관행을 깨고 헌법재판소를 기능 중단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제는 상설특검법에 보장된 여당 몫의 특검 추천권을 대통령 친인척 수사의 경우 배제하도록 국회 규칙을 바꾸려 든다. 공직자의 정치 중립을 보장한 헌법을 무력화하는 일이다.

민주당 당직자들도 억지 주장을 쏟아낸다. 여당 의원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의 ‘대북 심리전 활용’ 문자 논란에 대해 “외환(外患) 유치와 계엄 예비 음모”라고 했다. 사법부가 이런 압박에 휘둘리면 대한민국 법치는 붕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