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파주서 10만장 날릴계획
남북관계 긴장속 갈등 촉발 우려

북한 정권에 납치당한 피해자 가족들이 다음 주 중 북한을 향해 전단 10만 장을 보내겠다고 25일 밝혔다. 남북 양측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취지이지만,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 등으로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단 살포 취지 등을 밝히기로 했다. 기상 상황을 고려해 다음 주 중 경기 파주에서 소식지 10만 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소식지엔 일본인 납북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를 비롯해 국내 고교생 납북자 5명,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부친 최원모 씨 등의 신상명세가 실렸다. 단체 측은 소식지에서 납북자 생사 확인과 송환을 요구하는 한편, 북한 주민들을 향해 “김정은 선군독재를 타도하기 위해 항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대북전단 살포가 시도될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한 만큼 현장에서 마찰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는 파주시 등 접경지 3개 시·군 내 11곳을 다음 달 30일까지 재난안전법상 위험구역으로 설정한 상태다. 위험구역 내 금지사항을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문재인 정부 당시 시행된 대북전단 금지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한 상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23일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제재하겠다”고 밝혔는데, 최 대표는 “학생 납북자 5명 중 4명이 경기도민이었다”며 “북한에 먼저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순서가 바뀌었다”고 반박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