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상수입 20% 조달 의무
현정부도 내년 14% 편성 그쳐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 운영을 위해 정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원해야 하지만 주지 않은 법정지원금이 2007년 이후 18년간 약 2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건강보험 재정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물론 역대 모든 정부에서 편법으로 법에 정해진 국고지원 비율을 지키지 않았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건강보험 법정 지원금 및 실제 지원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건강보험에 지급해야 할 법정지원금 21조6700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라 2007년부터 해당연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를 14%는 일반회계, 6%는 담뱃세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7~2024년 전체 건강보험료 수입의 20%인 149조7032억 원을 지원해야 했지만 실제 지원액은 128조332억 원에 그쳤다.

현 정부를 비롯한 역대 모든 정부는 건강보험료 인상률·가입자 증가율·가입자소득 증가율 등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산정하는 핵심변수를 모두 반영하지 않고 보험료 인상률만 반영해 지원 규모를 추계하는 등 편법을 사용해 연례적으로 축소 지원을 계속했다.

이명박 정부가 평균 16.4%, 박근혜 정부는 15.3%, 문재인 정부가 14% 정도를 지원하는 데 그쳤으며 윤석열 정부도 내년 예산안에서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의 14.4%인 12조6000억 원만 국고지원금으로 편성하는 등 건보 재정에 대한 국가지원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입법조사처는 또 건보재정 국고지원의 일몰제(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 폐지) 규정을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재정 누적 수지는 2030년 32조 원 적자로 돌아서 2050년 2518조 원 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