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자치구 중 절반을 지나
“도로 개선·인프라 확충 될것”

서울시가 23일 지상 철도 지하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철도로 인해 교통체증, 소음, 지역 단절 등의 불편을 겪었던 지역에서는 정주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들끓고 있다. 서울 시내를 관통하는 67.6㎞의 철도는 용산구·영등포구·동대문구·서대문구 등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절반을 지나며 지역 경제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날 서울 용산구 원효로1동에 거주하는 이재준(35) 씨는 “효창공원앞역과 이태원을 잇는 삼각지 고가는 상습 정체구간이라 출퇴근 시는 물론 평소에도 종종 막혀 불편을 겪었다”며 “그간 철도 때문에 교통 여건 개선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철도가 지하로 들어가면 고가를 없애고 지상 도로를 넓히는 등 변화가 가능해질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든다”고 했다.

철도 지하화의 최대 수혜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영등포구에서도 문래동 주민 서효선(41) 씨는 “철도가 지하화되면 아무래도 공기도 좋아지고, 시야도 탁 트이게 돼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며 “아파트값도 오를 거 아니냐”고 기뻐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경원선 지하화 추진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동대문구 주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장안동에 사는 한모(35) 씨는 “철도 지하화가 이뤄지면 청량리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C 노선 신설, 역사 일대 복합개발 계획 등과 맞물려 동대문 지역이 서울 동북권의 중심지로 개발될 것이란 얘기가 많다”고 했다. 신촌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공동주택 등 주거시설뿐 아니라 공연장·공원 등의 각종 문화·여가 인프라 시설도 생긴다고 해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일대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철도가 관통하고 있는 일대 낙후 주거지들을 주목해야 한다”며 “다만 지역별로 사업성이 천차만별이고 자금 조달 계획 수립이 쉽지 않아 장기 계획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승주·김윤림·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