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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오민호(32)·예동아(여·31) 부부

의사 부부인 저(동아)와 남편은 대학 병원 인턴 동기로 처음 만났습니다. 저희가 근무했던 대학병원에서는 인턴끼리 3인 1조로 팀을 꾸리는 ‘짝턴’이란 제도가 있었는데, 저와 남편이 짝턴 같은 조에 배정받았거든요. 처음엔 짝턴 3명이 함께 어울리다 어느 새부턴가 저와 남편 단둘이 만나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그때만 해도 남편을 이성으로 느끼기보단 좋은 친구가 생겼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날, 한 의사 여선배께서 저희에게 고기를 사주겠다고 불러내셨어요. 잘 구운 고기를 선배 접시에 얹어주는 남편을 보고 화가 솟구치는 거예요. 그때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싶더라고요.

제 마음을 알게 되자 굳이 시간을 끌 필요가 없었어요. 그날 약속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제가 남편에게 고백했고, 남편 역시 예전부터 절 좋아했다며 고백을 받아줬답니다. 물론 고백은 제가 먼저 했으니 프러포즈는 남편이 해주길 바랐는데, 다행히도 남편이 결혼 이야기를 꺼내 지난해 가을 부부가 됐답니다. 둘 다 의사다 보니 업무도 과중한 데다 자주 돌아오는 당직 근무 때문에 서로 데이트할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죠. 신랑, 신부 입장 등에 사용할 곡을 정했어야 했는데 제가 너무 지쳐 남편에게 모두 떠넘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힘든 상황에서도 저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어요. 제가 평소 신부 입장 곡으로 사용하고 싶다던 영화 OST를 기억해 뒀다 선곡해줬더라고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남편의 배려심에 또 한 번 감탄했답니다. 부부가 된 저희는 각자의 취미 활동에 매진하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제가 제빵이라는 취미에 푹 빠졌는데요. 쉬는 날이면 매일 집에서 빵을 만들어요. 바깥에서 데이트하는 날엔 함께 포토 스폿을 찾아다녀요. 남편이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아직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라, 앞으로도 서로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며 쌓아가고 싶어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