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건수 4년새 5.2배 급증
폭언·부당인사조처·험담 순

지난 5년간 최소 16명의 근로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670건이 넘는 산업재해가 폭언이나 부당 인사 조처, 험담·따돌림 등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 돼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명시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됐지만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및 산재 승인 건수는 해마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고용노동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올해 8월까지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 된 산재 승인 사례는 모두 675건에 달했다. 2019년 20건이었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산재 승인 건수는 2020년 72건, 2021년 131건, 2022년 138건, 지난해 185건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129건이 산재로 인정됐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겪는 정신질환 등 재해로는 우울증, 적응 장애,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등이 있었다. 2019년 이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한 산재 신청 역시 29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16건이 산재로 인정됐다.

고용부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역시 증가세다. 관련 신고는 2019년 2130건에서 지난해 1만1038건으로 5.2배로 급증했고,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7720건이 접수됐다. 상당수는 사용자나 사용자 가족이 가해자로 파악됐다. 2021년 사용자와 사용자의 4촌 이내 친족인 근로자가 다른 근로자를 괴롭히면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한 근로기준법 조항 신설 후 약 3년간 과태료 부과 건수는 476건, 피해근로자는 527명으로 집계됐다. 사용자 괴롭힘 유형으로는 폭언이 322건(중복 가능)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 인사 조처 128건, 험담·따돌림 46건, 사적 업무지시 41건, 업무 미부여 32건 등 순이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