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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愛올래 - 국내 1호 바나나 농장 ‘땅끝농부’ 홍홍금 대표

“농약 쳐서 수입되는 바나나를 본 아들이 국산 바나나를 재배해 보자고 권유해서 시작했지요.”

전남 해남군 북평면에서 바나나를 비롯한 열대과일을 재배하는 ‘땅끝농부’ 홍홍금(73·사진 오른쪽) 대표는 국내에서 ‘과감한 시도’라고 할 수 있는 열대과일 재배 계기에 대해 소박한 가정사를 이유로 들었다.

지난달 20일 ‘땅끝농부’에서 기자와 만난 홍 대표는 국내 1호 바나나·파파야 농가에 도전한 것에 대해 “미국에서 연수를 하던 아들이 현지에서 수출 바나나에 농약을 잔뜩 치는 것을 보고 왔다”며 “원래는 바나나를 좋아하던 아이였는데 그 후부터는 수입된 바나나를 못 먹더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바나나 재배 시도는 국내산 아열대작물 재배 및 생산으로 새로운 농가 소득원 개발·보급 등의 이유로 해남군 농업기술센터로부터 ‘지구온난화 대응 신소득작목 시범’ 사업으로 선정됐다. 국내산 바나나는 나무에서 충분히 성숙한 뒤 따기 때문에 맛과 향이 뛰어나고,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돼 고온이나 농약으로 살균 처리하는 검역과정을 거치는 수입산에 비해 소비자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가격도 수입산에 비해 훨씬 비싸다. 그렇지만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 홍 대표 농장의 바나나는 학교의 급식 등으로 소비된다고 한다.

지난 2019년 처음 바나나 묘목을 심기 시작한 뒤 5년, 홍 대표는 이제 바나나 전문가가 다 됐다. 바나나 후숙 저장고에 참숯가루를 첨가하는 비법도 발명했다. 또 꽃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해 바나나 꽃차를 만들기도 했다. 홍 대표는 “바나나 꽃이 염증에 좋다고 한다”며 바나나 꽃차를 권했다.

남편 신용균(77) 씨도 “아내가 이곳 농장의 대표”라며 “바나나에 대한 설명은 아내가 다 한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약 60년 동안 농사 외길을 걸어온 신 씨도 바나나 재배 등 농장 업무의 중추다. 신 씨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따뜻한 해남의 기후가 다른 지역보다 난방비가 크게 들지 않아 바나나 농사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