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진행’ 5월 훈련보다 줄어
美대선앞 양안문제 부각 피해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중국이 14일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벌인 대규모 군사훈련을 13시간 만에 종료했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20여 일 앞둔 상황에서 대만 문제가 부각될 경우 외교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해방군 발표와 현지 보도 등을 종합하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실시한 ‘연합리검(利劍·날카로운 검)-2024B’ 훈련은 14일 오전 5시에 시작해 오후 6시 종료됐다.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끝난 것으로, 이틀간 이어졌던 지난 5월 ‘연합리검-2024A’ 훈련에 비해 시간이 상당히 짧아졌다. 이를 두고, 미 대선을 앞둔 현재 시점에서 중국이 대만 문제 부각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베이징(北京)의 한 미·중 관계 전문가는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와 관련해 분명한 메시지를 내야 하지만 미 대선을 앞두고 대만 문제가 부각되는 것은 부담스럽다. 중국이 이 두 가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훈련 종료 후 앞으로도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평화적 통일을 진심으로 추구하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 독립을 위한 여지를 남기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이날 대만의 사설 예비군 훈련기관 관계자 2명에 대한 처벌 조치도 발표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날 대만의 사설 예비군 훈련기관인 ‘헤이슝(黑熊·흑곰) 학원’을 언급하며 헤이슝 학원의 공동 설립자인 대만 입법원(국회) 의원 선보양(沈伯洋)과 이 학원에 거금을 후원한 대만 2위 반도체 기업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의 전 회장 차오싱청(曹興誠)을 독립 활동 혐의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