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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이달부터 거래 수수료 무료
업비트와 점유율차 줄이기 주력
12일기준 양사간 격차 27.9%P

당국 이달중 가상자산위 첫회의
김병환 “구조적 문제 살펴볼 것”

시장 점유율 70%에 달하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견제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업계 2위 ‘빗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거래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금융당국도 ‘가상자산위원회’를 출범시켜 불공정한 시장 경쟁에 대한 엄격한 감독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 70%라는 사실상 독점적 지위로 업비트가 가상자산 가격 왜곡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쟁 업체 공세와 금융당국의 견제 속에서 업비트가 시장 점유율을 지켜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1일부터 거래 수수료 무료(원화 마켓 0.04%→0%) 정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해 10월에 이은 두 번째 시행으로 별도 공지할 때까지 서비스는 계속된다. 거래 수수료는 거래소의 주 수입원으로, 가상자산 거래 시 매도·매수자 양측에 부과하고 있다. 빗썸의 경우 지난 9월 한 달 동안 거래 수수료 이익으로 약 156억 원(일 평균 거래량 약 6509억 원 기준)을 거둬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빗썸이 공격적 영업에 나선 것은 업비트의 점유율이 70%를 넘어서면서 시장 쏠림이 고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지난 9월 국내 시장 점유율(거래량 기준)은 평균 71.3%에 달한다. 지난해 빗썸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한때 점유율 2위로 밀리기도 했지만 빗썸이 무료 수수료 정책을 종료하면서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그러나 최근 빗썸이 다시 수수료 무료 정책을 꺼내 들면서 양사 간 점유율은 27.9%포인트(12일 기준 업비트 63.21%, 빗썸 35.32%)까지 좁혀진 상태다.

금융당국도 업비트의 독점 구조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시장 독점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시장 구조적 문제나 독과점 이슈는 ‘가상자산위원회’를 구성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중 가상자산위원회 첫 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비트 쏠림현상은 업계 1위의 많은 거래량을 선호하는 이용자 심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업비트에 상장되는 것만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이른바 ‘업비트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등 시장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가령 가상화폐 ‘웜홀’의 경우 이미 빗썸에 상장돼 있음에도 지난 2일 업비트에 추가 상장되면서 가격이 20% 넘게 뛰었다. 또, 독과점 체제에 따라 거래 수수료 인하 요인이 사라지는 만큼 이용자 편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업비트 상장이 목적이라며 투자자를 모으는 가상자산 업자도 등장하는 등 문제가 이미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